기타
갤러리 피카소 선릉
작품을 보는 시간을 넘어, 향으로 남는 관람의 기억
- Space
- 갤러리 피카소 선릉
- Scent
- Jasmine Bloom
- Note
- Bamboo · Apple · Green · Jasmine · Lily of the Valley · Rose · Freesia · Ambergris
갤러리 피카소 선릉은 2~3층으로 이어지는 약 120평 규모의 전시 공간입니다. 이곳에 디스펜서 6대를 두고 향을 설계했습니다.
가장 신경 쓴 자리는 출입구 동선입니다. 관람객이 밖의 일상에서 전시장 안으로 넘어오는 그 짧은 구간에 향이 먼저 닿게 하면, 공간이 바뀌었다는 감각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그 뒤로는 발길이 머무는 동선을 따라 향이 끊기지 않게 이어지도록 배치했습니다.
작품을 보는 경험은 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작품 사이를 걷고 잠시 멈춰 서는 동안 느낀 빛과 공기, 향까지 함께 묶여 하나의 기억으로 남습니다.


향은 자스민 블룸(Jasmine Bloom)을 골랐습니다. 대나무와 애플, 그린의 맑은 첫인상에 자스민과 은방울꽃, 로즈, 프리지아의 플로럴이 이어지고, 앰버그리스가 낮게 깔리며 깊이를 더합니다.
밝고 정제된 전시 공간에 이 정도의 플로럴이면 작품의 색과 형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관람객이 이동하고 멈추는 사이사이에 향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정도가 갤러리에는 적당하다고 봤습니다.


갤러리는 여백이 많은 공간입니다. 그 여백에 향이 들어가면 관람의 집중이 조금 더 오래갑니다. 전시장을 나선 뒤에도 그날의 분위기가 향과 함께 남는 편이 이 공간에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본 작품에서, 향으로 기억되는 공간으로. 향은 작품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 관람객이 예술과 마주한 순간의 공기를 이어 줍니다.

